김대식 교수의 강연에서 들은 한 비유가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아 있다.
인생은 양쪽 벽에 걸린 빨랫줄과 같다는 말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단순한 비유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그 안에는 인간의 삶을 설명하는 묘한 진실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삶과 죽음이라는 두 벽 사이에 걸린 가느다란 줄 위를 걷고 있다.
언제부터 걷기 시작했는지는 알지만, 언제 끝에 도달하게 될지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불안하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걸어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줄 위에서 살아간다.
어떻게든 균형을 잡고,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애쓰며, 때로는 쉬어갈 곳을 찾고, 또 때로는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 힘을 낸다.
생각해보면 회사도 이와 비슷하다.
하나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는 공간이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욕망, 불안과 기대는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승진을 바라보고, 누군가는 안정을 원하며, 또 누군가는 언젠가 떠날 준비를 한다.
모두가 같은 줄 위에 서 있지만 바라보는 방향은 서로 다르다.
그 속에서 우리는 경쟁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며, 성취와 좌절을 반복한다.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앞에 있는가가 아닐지도 모른다.
언젠가 줄의 끝에 도달하게 된다는 사실은 모두에게 똑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본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 전에, 내가 마지막 순간 어떤 삶을 살았다고 말하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종종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오늘을 허비한다.
반대로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고 믿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다.
앞으로의 길을 완전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오늘 어떤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딛을지는 선택할 수 있다.
어쩌면 삶이란 줄 위에서 떨어지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언젠가 끝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방식으로 걸어가는 용기를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