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가장 빛났던 순간이 있다.
성과를 인정받던 때, 자신감이 넘치던 시절,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시간들 말이다. 그때의 우리는 자신이 꽤 단단한 존재라고 믿는다.
하지만 인생은 종종 우리를 예상치 못한 좁고 어두운 공간으로 밀어 넣는다.
익숙했던 자리를 잃기도 하고,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기도 하며, 한때 자신을 빛나게 하던 이름과 성과가 아무런 힘이 되지 않는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비로소 묻게 된다.
내가 가진 빛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진짜 성장은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순간보다, 오히려 빛을 잃어가는 과정 속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불필요한 장식이 벗겨지고, 과시하던 마음이 사라지며, 스스로를 증명하려 애쓰던 힘이 빠져나갈 때 비로소 본질만 남는다.
나는 그것을 투명해진다고 표현하고 싶다.
투명함은 약함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단단한 상태에 가깝다.
꾸밈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존재가 드러나고, 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무게가 전해지며, 스스로를 설명하지 않아도 주변이 알아보는 상태.
조직 안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요란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성과를 과장하지도 않고,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선명한 흔적이 남는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깨닫게 된다.
진짜 빛나는 존재는 눈부시게 번쩍이는 사람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낸 끝에 맑아진 사람이라는 것을.
투명함은 쉽게 이를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그 과정에는 수많은 흔들림과 상실, 실패와 성찰이 필요하다. 때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질투와 시기의 시선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
어쩌면 우리가 진정 닮아야 할 모습은 바로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요란한 빛은 쉽게 사라진다.
그러나 투명하게 맑아진 존재는 오래도록 은은한 빛을 남긴다.